* 하루 한 생각 *  
  Talking About  :  [re] 스모키 부산 공연을 본 한...
  Name  :  

http://blog.daum.net/sonya21c/67 에서 ...

별기대 없이 보게된 공연
스모키
공연이 시작되면서 나는
30년쯤 전 좁은 방에 놓여 있던 커다란 스피커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어린 시절 그 좁은 방은
이불을 펴면 침실이었고
상을 펴면 온가족이 밥을 먹는 식당이었으며
책을 펴면 공부방이었다.
그 좁은 방에
어떻게
그 커다란 스피커가 달린 전축이라는 것이
오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린시절 금정산 케이블카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태워주지 않던 우리 아빠
월부 피아노 키보드를 팔러 온 아저씨를 계속 만져만 보다 돌려보내시던 우리 아빠
늘 가난해서 원망스러웠던 우리 아빠가
커다란 스피커가 달린 전축을 샀었단 말인가
어른이 된 지금
돌아가신 아빠가 얼마나 멋을 아는 분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지 가난하게 산다는 이유로
세 아이와 부모를 모시는 가장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스모키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제야 어른이 되는 건지.
아무튼
놓을  자리를 찾지 못한 그 커다란 스피커를
아빠는
커다란 선반을 만들어 그 위에다 올려 놓으셨다.
커다란 선반 위의 그 커다란 스피커에서는
매일 매일
스모키, 아바, 존레논, 카펜터스, 퀸, 등등이 흘러나왔다.
어린 나는 가수가 누군지 무슨 뜻을 가진 노래인지도 모르고
그냥 흘려듣고 따라 흥얼거리고 했던 것 같다.
오빠는  라이센스 음반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흑백의 복사판을 사서 들고 왔다.
그 당시 몇백원했던 그 음반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웠는지
스모키의 음악을 듣는 내내 콧끝이 찡해왔다.
어린 내가 봤던 그 흑백 복사판의 스모키는
저렇게 뚱뚱하지는 않았다. 저렇게 배가 나오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분명 그 파마머리와 그 노래는 변하지 않았다.
추억과 노래는 늙지 않는다.

적지않은 공연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년의 관객이 추억을 노래하고 즐거워했다.
노래는 정말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시간을 거슬러 타임머신이 되고
추억을 만들어 삶을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오늘 저녁
스모키 땡큐 ^^

 Prev :   Stand by me  
 Next :   시간을 거슬러 10대 후반으로? [1]  
 L   R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RuVin